재심 (New Trial, 2016)


기본정보
  드라마 | 한국 | 119분
감독        김태윤
출연        정우(이준영), 강하늘(조현우), 김해숙(순임)

 

돈 없고 빽 없는 벼랑 끝 변호사, 10년을 살인자로 살아온 청년
진실을 찾기 위한 두 남자의 진심 어린 사투가 시작된다! 

 

대한민국을 뒤흔든 택시기사 살인사건 발생!
유일한 목격자였던 10대 소년 현우는 경찰의 강압적인 수사에 누명을 쓰고 10년을 감옥에서 보내게 된다
 
한편, 돈도 빽도 없이 빚만 쌓인 벼랑 끝 변호사 준영은 거대 로펌 대표의 환심을 사기 위한 무료 변론 봉사 중 현우의 사건을 알게 되고 명예와 유명세를 얻기에 좋은 기회라는 본능적 직감을 하게 된다.
 
 그러나 실제로 현우를 만난 준영은 다시 한번 정의감에 가슴이 뜨거워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고  현우는 준영의 도움으로 다시 한번 세상을 믿어볼 희망을 찾게 되는데..
 
 다시 심장을 뛰게 만들 진심을 만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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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소개에 나오는 줄거리를 보면 한 소년이 살인 누명을 쓰고 10년을 감옥에서 보내고 세상에 나와 누명을 벗는다는 이야기다.

 

말도 안될 거 같은 이 터무니 없는 줄거리는 대한민국에서 발생했던 실화다.
그것도 모든 게 부족했던 70,80년대가 아닌 밀레니엄 시대라고 불리웠던 2000년에 발생한 어이없는 실화.

 

2016년 6월 16일 커뮤니티 다음 메인 화면에서 제목만 보며 클릭를 하며 정보의 바다를 헤매고 있었던 나는 스토리펀딩에서 처음 이 소설같은 이야기를 접했다.
처음에는 실화라는 것에 놀랐고 그 다음은 발생연도에 놀랐으며 이기적인 어른들에 의해 짓밟힌 힘없는 청소년의 삶에 분노했다.

그래서 그 당시 해당 사건에 대해 따로 리뷰를 올린 적이 있다.
[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 http://freeyouny.tistory.com/62 ]

 

그리고 이후 더 분노할 수 밖에 없었던 건 이 사건에는 진범은 있었고..진범은 그리 똑똑한 놈은 아니었다는거다.
어느 영화에나 나올법하게 너무 완벽하게 모든 정황이 누명을 쓴 그 아이를 범인이다라고 가르키고 있었다면 이렇게 화가 나지는 않았을거다.
현장에 있는 모든 정황등은 그가 범인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었지만...
출세하고 싶었던 욕심 많은 경찰은 자기집에도 있을 법한 그 어린 청소년의 미래를 폭력으로 짓밟았고..
많은 일들에 파묻어 모든게 귀찮았던 검찰은 별다른 확인 절차 없이 대충 그 청소년을 범인으로 결론내렸다.

이렇게 구멍이 있는 사건이었으니 당연히 물이 셀수밖에...
결국 사건은 다시 수면위에 올라왔고 아이가 교도소에 간지 3년만에 진범을 잡았지만 자신들의 잘못이 드러나기를 원치 않았던 법조계는 해당 사건을 덮어버리고 진범을 집으로 보내주는 아주 친절한 태도를 보이기까지 하셨다.
그리고 세상으로부터 보호받지 못한 불쌍한 아이를 외면하지 못하고 사건을 끝까지 잡고 있었던 형사는 너무나도 당연하게 교통과로 좌천하게 된다.


사건에 대해 알고 영화를 봐서일지 몰라도..그저 현우가 안타깝고 안타깝기만 했다.
영화에서야 조금의 픽션이 가미되야하는 부분이 있다보니 현우가 형사를 때려보기라도 했지만 현실에서는 그저 두드려맞고 겁먹고 시키는대로 하고 가장 중요한 시기의 시간을 빼앗기고 오로지 피해만이 그에게 남아있었다.
그마저도 박준영 변호사와 황상만 형사를 만나지 않았다면 영원히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을 비극이었지만...


그래서 정우가 현우에게 미안하다며 너가 범인이 아니라고 세상에 말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얘기할때는 나도 같이 그에게 미안했다.
너무 늦게 알았다는 것에..아무런 관심이 없었다는 것에..그가 세상에서 보호받지 못한 아이였다는 것에..


대부분의 영화가 그렇듯 이 영화도 호불호가 갈리는 듯 하다.
아무래도 실화를 소재로 선택하다보면 한계는 있는 부분이고 이 영화의 경우 영화를 찍기로 할 당시 재심을 하냐 마냐의 단계였고 영화가 만들어지고 있을 때 재심 확정이 되었고 영화가 거의 만들어졌을쯤인 2016년 11월 17일 무죄가 확정되었기 때문에 시나리오 변경이라던지 결말 부분에서 수정이 발생했을 거라고 생각된다.

영화 제목도 대놓고 [재심]이라고 말하고 있듯이 이 영화의 가장 큰 목적은 이 사건이 재심의 대상이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영화를 만드는 중에 해당 사건의 재심이 확정되었고 무죄 판결도 받았다.
이후 시나리오의 결말은 수정할 수 있었겠지만 전달하고자 하는 목적 자체를 수정하기에는 당연히 무리가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렇기에 이 영화를 보며 느끼는 부족한 부분은 어쩔 수 없는 부분들이 있을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그런 부분들은 영화를 선택하는 개인이 어느 정도 감안하고 들어가야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조금만 검색해도 이미 영화가 만들어지는 배경이나 사건의 진행사항들이 확인이 가능한 부분이니까..
이 영화는 그냥 사실에 충실한 영화이다.
그리고 난 개인적으로 아주 최근에 재조명되었던 이슈사항이니만큼 해당 영화에서 재미를 위한 과한 픽션이 들어갔다면 오히려 그 부분에서 실망했을거같다.

영화가 끝나고 엘레베이터를 타고 내려오는데 어떤 사람이 그랬다.
"우와..이거 실화였어?? 이 영화가 실화라는게 더 놀랍다."라고..
난 그것만으로도 이 영화는 볼만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그래. 니가 죽이고 싶으면 죽여.
죽여서 니 그 억울한거? 그거 풀리면 진짜 살인해라.
근데 먼저 죽여야할 새끼는 이 새끼 아니야.
더 나쁜 새끼는 나야 나.

  

뭐?

 

나 사실 그 테미스 변호사 아니다.
와이프 딸 데리고 도망가고 그래서 니 사건 맡은거야.
너 이용해서 어떻게든 내 취직하고 내 돈 한 번 벌어볼려고 그런거라고.
그러니까 진짜 나쁜 새끼는 나야. 자 이제 찔러라. 그러니까 이제
나부터 죽여라. 죽여.
못 찌르겠지? 왜인 줄 알아? 너는 살인범 아니니까. 내가 잘 알아.
너는 너는 사람 죽일 놈이 못돼. 내가 그거 안다고.
그래서 더 미안하다. 내가 정말 미안하다.
그러니까 나한테 한번만 기회를 줘라.
내가 내가 법정에서 증명 해줄게.
내가 이 세상 사람들한테 말해줄게.
너! 절대 살인범 아니라고. 너 살인범 만든 건 우리라고!
그러니까 우리들이..우리들이 조현우한테 사과해야 된다고.

 

영화 초반에 서류 실수로 이혼소송에서 진 창환에게 준영은 얘기한다.

세상에서 뭔 일이 터져도 책임자들이 사과를 하지 않는 이유는 그 말을 내뱉는 순간 자기 책임이 되기 때문에 못하는 게 아니라 안하는거라고 얘기한다.


그랬던 준영이 영화가 끝날 쯤 현우에게 말한다.

 

너 살인범 만든 건 우리라고 그래서 우리들이 사과해야한다고.

준영의 외침은 하나의 가시가 되어 가슴에 박혔다.

세상일에 그렇게 관심이 많지도 그렇다고 부지런하지도 않은 나지만..

그럼에도 세상일에 눈을 감아서는 안되는 이유가 준영의 말 속에 있었다.

 

 

 

우연히 재심과 관련하여 공감되는 포스팅이 있어 URL 공유한다.

* 영화 <재심>에 대한 변론

   https://brunch.co.kr/@knockknock/100

Posted by 귀찮은 여니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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