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과 여 (A Man and A Woman, 2015)

기본정보
  멜로/로맨스 | 한국 | 115분
감독        이윤기
출연        전도연(상민), 공유(기홍)

 

눈 덮인 핀란드에서 만나 뜨거운 끌림에 빠져드는
남자와 여자의 이야기

핀란드의 하얀 설원 속 둘 만의 동행 ‘남과 여’
헬싱키. 아이들의 국제학교에서 만난 상민(전도연)과 기홍(공유)은,
먼 북쪽의 캠프장을 향해 우연히 동행하게 된다.
폭설로 도로가 끊기고, 아무도 없는 하얀 숲 속의 오두막에서 둘은 깊이 안게 되고,  서로의 이름도 모른 채 헤어지게 된다.
 
 일상을 파고든 뜨거운 끌림 '남과 여'
 8개월 후, 서울. 핀란드에서의 시간을 설원이 보여 준 꿈이라 여기고
 일상으로 돌아온 상민 앞에 거짓말처럼 기홍이 다시 나타나고 둘은 걷잡을 수 없는 끌림 속으로 빠져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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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들을 돌아다니다 우연히 처음으로 이 영화의 리뷰를 봤었다,.
그리고 이 영화에 대한 그 리뷰의 요점은 [불륜 영화]였다.

거기에 더해서 남자가 공유니까 용서되는 영화라며 남주가 스토거라는 글이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 리뷰를 봤을 당시 등장하는 배우들이 내 관심사 밖에 있던 배우였기에 그냥 이런 영화도 있구나.하고 지나쳤던 영화였다.

 

하지만 최근 드라마 도깨비에 빠지면서 공유배우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어서일까..?
갑자기 주변에서 [남과 여]라는 영화에 대해 나에게 이야기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예전에 어떤 리뷰에서 봤던 [불륜 영화]라는 글이 생각나면서 굳이 찾아볼 만한 가치가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던 찰나.
우연히 FUNKYBOY님 블로그에 방문하게 되었고
FUNKYBOY님이 남기신 남과 여 리뷰를 보고 이 영화가 궁금해졌다.

(FUNKYBOY님의 남과 여 리뷰 : http://blog.naver.com/hyujong/220717579460)

 

그래서 봤다.

흠...솔직히 나는 개인적으로 바람이라던지...불륜이라던지.. 이런것에 굉장히 예민했던 사람이다.
상대에게 예의를 지키지 않는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사랑이라고 표현하지 않았었다.
그래서 솔직히 각자 가정이 있으면서도 서로에게 빠진 상민과 기홍의 사랑이 아름다웠다고는 얘기하지는 못하겠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보면서 상민과 기홍이 왜 서로에게 빠질 수 밖에 없었는지 그들의 상황과 그들이 느끼는 감정들이 이해가 가고 공감이 갔다.
그들이 잘했다는게 아니라 그저 그럴 수도 있겠구나라고 생각했다는 뜻이다.
 

한 집의 가장이지만 그 전에 한 명의 사람인 기홍은 의처증에 우울증이 있는 아내와 그 영향으로 우울증을 겪는 딸을 살피지만 그 누구도 그를 이해해주는 사람이 없고 그가 기댈 수 있는 장소도 없다.
그리고 상민 또한 지체장애를 가지고 있는 아들을 조금이라도 평범한 환경에서 키워내고 싶지만 신랑은 그저 그녀의 욕심일 뿐이라며 상민의 마음을 들여봐주지 않는다.
그녀에게 아들은 너무 소중하고 예쁘지만 아들의 병에서 오는 돌발행동들은 일상이고 그 일상은 그녀를 지치게 만들었다.
그녀도 누군가의 아내이고 엄마이기전에 한 사람의 여자인데 그녀 또한 기댈 곳이 없다.


그렇게 일상에 지쳐가던 두 사람이 서로 비슷한 환경에 있으며 비슷한 것을 원하는 사람을 만나게 되었다.
나도 그 사람도 그저 사랑받기를 원하고 이해받기를 원하고 기댈 곳이 필요했던 것이기에....
그렇게 그들은 서로에게 빠져들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내가 30대 중반의 기혼이기때문일까?
아니면 나도 배우자와의 일상에서 그와 연애했을때의 설렘과 두근거림 그리고 연애때만 느낄 수 있는 묘한 긴장감을 그리워하고 있기 때문일까?
이제는 한 남자의 아내로서 한 아이의 엄마로서 더 이상 배우자가 아닌 그 누구에게 여자가 되어서는 안되기때문일까?

이 영화를 보며 나는 그들의 사랑이 불편하기보다는..

그래..그렇게라도 도망가고 싶기도 했겠다라고 생각했다.
그래..모든 걸 놓고 싶은 순간에 나를 이해해주는 사람을 만났다면 그 순간을 놓치고 싶지는 않겠지라고 생각했다.
그들이 정신적으로 평범하고 건강한 순간이었다면 상대의 등장에 그렇게 쉽게 흔들리지는 않았을거다.

그들이 만난 타이밍은 서로에게 끌릴 수 밖에 없는 타이밍이었을테고 이성적 선택을 하기에는 둘 다 정신적으로 너무 지쳐있었다.

 

딱히 불륜을 옹호할 생각은 없다.
지금도 여전히 불륜은 상대를 배려하지 않는 굉장히 비겁한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굳이 나서서 비난하고 싶은 생각도 없다.
나와는 상관없는 그저 그들이 감당해야할 그들의 선택일뿐이니까.

 

굳이 이 영화를 보고 느낀 점을 얘기하자면..무척이나 쌩뚱맞겠지만...

사랑을 시작해도 욕먹을 일 없는 미혼들이여! 마음껏 부딪히고 사랑해라! 부럽다! 정도? ㅎㅎ
나도 연애하고 싶다!!! 그런데 이번 생은 끝났다! 슬프다! 정도? ㅎㅎ


지금 내 옆에 지키는 사람이 매력이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처음 만나서 느꼈던 긴장감을 느끼기에는 우리는 이제 서로에 대해 너무 많이 알고 있다.
지금 겪고 있는 건 그 시기를 지나와야만 가질 수 있는 평온함이겠지.
그리고 여전히 겪어가고 있는 현실의 전쟁의 일상일테고 말이다.
이제까지 20여년이 넘는 세월동안 각자의 세월을 살았던 너무나 다른 두 사람이 앞으로 남은 80여년의 생활을 잘 지내기 위해 평화를 찾아가는 과정이랄까..^^
연애와는 또 다른 긴장선에 있기는 하네...ㅋㅋ
달달한 설렘이 아니라서 그렇지 ㅋㅋ
 

어쨌든 영화가 끝나고 불륜에 더이상 분노하지 않는 나를 발견하고 어느 새 난 이런 영화를 보면서 욕하지 않고 그럴 수도 있겠구나라고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구나라고 생각했다.
이해할 수 있는 나이가 아니라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된건가...??.....^^;;;


그리고 또 다른 점은 그들의 사랑을 정당화하고 포장하는 쓸데없는 대사가 없어서 이 영화가 좋았다.
말로 서로의 상황과 감정을 표현하기보다는 배우들의 표정으로 주인공들이 느끼는 감정과 상황이 전달되어져왔다 그렇기에 다소 끈적할 수 있는 주제임에도 꽤나 담백하게 다가왔다.
이 영화에서 난 또 그게 그렇게 인상깊더라.
내 개인적으로는 여운이 길게 남는 영화였다.

Posted by 귀찮은 여니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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