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황자 왕 소(王昭)

 

태어날 땐 태조 왕건의 넷째 아들,
자라서는 고려 제4대 황제 <광종>.
그리고, 죽어서까지 <해수의 연인>이고 싶었던 사내.

고려 건국 초.

태조는 강력한 호족세력과의 거듭된 혼인으로 황실 세력을 확장했고,
어머니 황후 유씨는 남편의 사랑을 독점하기 위해 왕소를 인질로 삼았다.
결국 어머니는 왕소의 뺨에 지워지지 않는 흉을 냈고,
자신의 실수를 멀리 하기 위해 신주 강씨 집안에 양자로 보내 버렸다.
아름다운 외모를 제일로 여기는 고려에서 그는 가면을 쓰고 살아야만 한다.

모두가 그를 ‘괴물’로 여기는 삶에 치여, 왕소는 누구도 제 얼굴을 쳐다보게 허용치 않는 무섭고 잔인한 ‘늑대개’로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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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이준기 배우가 나오는 드라마라고 해서 관심을 가졌고 사전제작이라고 해서 기대를 했던 작품이었다.
하지만 다들 알다시피 초반에 고려판 꽃보다 남자들 컨셉으로 초반에 너무 오글거려서 개인적으로 시청을 고민했던 드라마.

그럼에도 불구하고 [달의 연인 : 보보경심 려]라는 드라마에 발목 잡히게 된 건 4황자 왕소때문이었다.

내가 처음 왕소에게 관심이 갔던 장면은 황자탕에서 해수와 마주쳤을 때였다.
가면을 쓰고 있었던 그는 늑대개라는 그의 별명답게 날카로웠다.

하지만 가면을 벗고 해수와 마주쳤을 때 흔들리는 그의 눈빛은 상처받은 강아지 같았다.

 

솔직히 이 때까지만해도 왕소에게 빠졌다기보다는 준기 배우의 연기에 감탄을 했었지..^^;;;

그리고 해수가 살수의 인질이 되었을 때 왕소의 눈빛에 제대로 한방 먹었다.
그냥 "죽여"로만 끝났다면 왕소는 나에게 드라마 속 흔한 까칠남중 하나로 끝났을거다.

하지만 죽여라고 말하는 그의 눈빛은 많은 계산을 하고 있었다.


인질이 된 해수의 목에 난 상처를 보며 그녀를 걱정했고
살수를 보며 냉정한 모습을 잃지 않았다.


상대는 살인에 최적화되어있는 살수였다.
그런 살수에게 해수가 인질로서 가치가 생긴다면
해수는 인질로 이용당하다 죽을 수 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살수에게 철저히 관심없는 듯 차가운 눈빛과 말들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해수의 목에 향해있는 칼날에 무심하지 않았다.
틈틈히 살수가 해수의 목에 칼을 겨누며 칼에 주는 힘의 양을 체크했다.

자신의 실력을 믿고 인질을 쥐고 있는 상대를 상대함에 있어 보여주는 여유로움에
그리고 짧은 인연임에도 인연이 닿아 있는 대상를 살피는 세심함에..

난 그저 왕소에게 빠질 수 밖에 없었다.

 

왕소의 매력은 그가 가진 수많은 별명만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다.

[보보경심 려 - 달의 연인 왕소의별명  by. youtube]

정말..동영상 하나로 설명되는 쉬운 남자ㅋㅋ
정말 금소니가 동영상을 너무 잘 만들었다.


황자로 났으나 어미로 인해 얼굴에 생긴 상처로 버림받은 아이.

자존심 강한 어미는 자신의 실수임에도
아이를 외면하는 길을 선택했고
자신의 잘못이 아니었음에도 철저하게 어미에게 버림받고

외가와 척을 지고 있는 신주 강씨가에 볼모로 가 괴물 취급을 받으며 자란 아이

그래서 사람을 대하는 게 서툴고
 어미의 정을 그리워했던 불쌍한 아이 왕소


그런 그가 처음으로 자신의 편인 해수를 만나 서툴지만 사람을 대하는 법을 배워가고
해수가 [내 편]에서 [내 사람]이 되면서 서툴지만 사랑을 알게되고 소년에서 남자가 되었다.


처음 갖게 된 [내 사람]을 놓칠 수 없다는 다급함에 집착도 했지만
그게 해수에게 상처가 될 수 있다는 사실에
해수의 속도에 맞춰 기다려줄 줄 아는 멋진 남자 왕소.

그러면서도 끊임없이 해수에게 자신이 원하는 자리는
그녀의 친구가 아닌 남자로서임을 어필하면서도
그녀가 부담스러워하기 전에 멋지게 치고 빠지는 기술을 아는 옴므파탈.


자신의 안위보다도 해수의 안전이 우선이였던 남자.
그래서 해수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잠깐의 망설임도 없이 독도 마시는 남자.
자신의 몸 상태도 엉망이면서 해수의 몸 상태가 우선인 남자.


해수가 필요로 할 때 결코 해수를 혼자 두지 않는 남자.
상처받은 해수가 움츠러들 때조차도 그녀를 먼저 걱정하고 그녀가 받은 상처를 염려했던 남자.

모든 상황이 아니라고 말해도 자신이 상처받더라도 그녀를 위한 최선을 길을 찾고자했던 남자.
변해버린 상황에 오해로 어긋나버린 마음에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찾아온
이별에도 오로지 해수만을 사랑했던 남자.

그녀가 다른 시간 다른 공간 다른 세계에서 왔을지도 모른다는 소리에
주저없이 찾으러 가겠다 말하는 남자.


[IU (아이유) - 친구야 친구 (너다워 고마워) 달의 연인 - 보보경심 려 OST Special  by. youtube]

아프게 할퀴고 가는 날이 선 바람속에도
한 줌 볕이 좋아서 웃나


바쁘게 스치고 가는 무정한 사람속에도
한 줌 벗이 좋아서 웃나

 

외로움 없는 곳을 찾게 되면
나와 그곳으로 함께 가 다오


친구 친구야 너다워 고마워

친구 친구야 너다워 고마워

 

해수 본체인 이지은배우(아이유)가 왕소테마로 작사,작곡한 곡이다.

콘서트에서 인터뷰하는 장면이 유투브에 올라왔길래 봤는데..
그녀가 생각하는 왕소는 정말 모든 것을 한줌밖에 가지지 못한 사람이었다.
그래서일까..이 노래를 들으면 눈물이 나는 건...

 

자신의 잘못이 아니었음에도 그의 뜻과는 상관없게 그는 가족에게 내쳐졌다.
세상 그 누구도 그를 진심으로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도 그에게 똑바로 부딪혀오는 사람도 없었다.

그런 그에게 먼저 손 내밀고 진심으로 부딪혀온 사람도 해수였고
그런 그를 진심으로 이해하려고 노력했던 사람도 해수였다.

차갑고 외로운 그의 세상에서 해수는 정말 한 줌 벗이었고 한 줌 볕이었다.
세상의 그 많은 것들 중에서 한줌만을 겨우 손에 쥔 그는
그 한 줌에서 더 가지고자 욕심내지 않았다.
그저 손안으로 들어온 한 줌을 소중히 여기며 지키고자 했을 뿐..


그래서 그를 보는 내내 아팠고 그가 대견했고 그가 좋았다.


삐뚫어지는 마음을 갖는게 당연한 환경에서도 올곧은 생각을 하는 그가 좋았고
어떤 상황에서도 현명했던 그가 좋았다.
그 어떤 고난에서도 자신이 사랑했던 여자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그가 좋았고
자신의 마음을 숨기지 않고 솔직하게 고백하는 그가 좋았다.


몇 년전 방영했던 상속자라는 드라마에서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라고 했던가...
자유로웠기에 거칠 것 없었던 황자 왕소는 해수를 통해 소중한 것들이 생겼고

소중한 것들을 지키고자 황제(광종)가 되었지만

황제가 된 후 그는 너무 많은 제약에 걸리고만다.
그리고 더는 자유로울 수 없었다.
자신만 포기하면 됐던 황자때와는 달리 그는 나라(고려)를 책임져야했으니까...

그래서..난 광종 시절을 버텨야만했던 그가 너무 안타까웠고..
해수를 놓칠 수 밖에 없었던 그가 너무 슬펐다.

 

 

어짜피 한 사람이기에 나누는 건 무의미할지도 모르겠지만

그럼에도 나는 드라마가 끝난 지금도 세상에 그리고 사랑에

거침없이 부딪혔던 황자였던 시절의 왕소가 참 많이 좋았다.

 

 

 

 

* 돌아다니다가 드라마와 왕소에 대해 정리해놓은 리뷰인데 격하게 공감하고 링크 공유한다.

 

달의 연인 보보경심 려. 4황자 왕소의 맥락을 찾아서
   - http://blog.naver.com/dushess77/220810566831

달의 연인 보보경심 려 11회. 4황자 왕소, 그가 그녀를 사랑하는 방법
   - http://blog.naver.com/dushess77/220826465786

Posted by 귀찮은 여니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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